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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저희가 실제 대리한 조세심판 사례입니다.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상호·인명·사건번호 등은 익명 처리했고, 금액은 근사치로 표기했습니다.

의뢰 배경 — “사람을 더 뽑았는데, 세금을 못 돌려받는다고요?”
경남에서 마트와 식육 도소매 사업장 두 곳을 운영하시는 B대표님은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직원을 크게 늘리셨습니다. 연평균 상시근로자가 약 8명에서 약 18명으로, 두 배가 넘게 늘어난 겁니다.
고용증대 세액공제는 이럴 때 쓰라고 만든 제도입니다. 전년보다 상시근로자가 늘면 그 인원수만큼 세금을 깎아줍니다. 여기에 늘어난 인원의 사회보험료 세액공제까지 더해집니다. 그런데 B대표님은 당시 이 공제를 신청하지 않으셨습니다. 저희가 이를 확인하고 2025년 6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개 연도분 종합소득세에 대해 환급 약 2억 4,800만 원 규모의 경정청구를 냈습니다.
두 달 뒤, 관할 세무서는 이를 전부 거부했습니다.
세무서의 논리 — 네 단짜리 사다리
거부 사유는 이랬습니다. 늘어난 직원 중 11명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그 뒤에 논리가 사다리처럼 이어집니다.
- 최저임금에 미달했다 →
-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 →
- 그러니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아니다 →
- 상시근로자가 아니므로 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세법 시행령은 상시근로자를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내국인 근로자”라고 정의합니다. 세무서는 이 한 문장에서 출발해 공제 전액을 부인한 겁니다.
사다리는 한 단만 빠져도 무너집니다. 저희는 두 단을 겨냥했습니다.
첫 번째 방어선 — 209시간이 아니라 183시간입니다
이 사업장 직원들의 근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휴게 1시간을 빼면 하루 7시간, 주 35시간이었습니다. 주휴시간 7시간을 더해 한 달로 환산하면 약 183시간입니다.
세무서는 이 사업장의 급여를 월 209시간으로 나눴습니다. 전 국민이 주 40시간을 일한다는 전제의 공식입니다. 같은 급여를 두 기준으로 계산하면 결과가 정반대로 갈립니다.
| 2019년 기준 (최저시급 8,350원) | 최저임금 월 환산액 | 실제 지급 월급여 | 차이 |
|---|---|---|---|
| 세무서 기준 209시간 | 1,745,150원 | 1,696,767원 | -48,383원 (미달) |
| 실제 근무 183시간 | 1,528,050원 | 1,696,767원 | +168,717원 (초과) |
하루 7시간 일하는 사람의 월급을 8시간짜리 공식으로 나누면, 누구든 몇만 원씩 모자라게 나옵니다. 사업주가 잘해준 만큼 정확히 모자라게요. 공식이 사람을 앞선 계산이었습니다.
다만 여기엔 함정이 하나 있었습니다. 근로계약서는 ‘1일 7시간, 주 1일 휴무’라고 적혀 있었지만,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표준계약서 서식을 쓰면서 뒷장에 ‘근무시간 주 40시간’이라는 문구가 남아 있었던 겁니다. 세무서는 이 문구를 잡고 “주 35시간이라는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맞섰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방어선은 문서 한 장이 아니라 실제 근무를 증명하는 자료 전체로 받쳐야 했습니다. 근로계약서, 근로자 고용현황, 보수총액 신고내역, 근로소득 원천징수 자료, 4대보험 사업장 가입내역과 완납증명서, 그리고 실제 급여 이체내역까지.
두 번째 방어선 — 설령 미달이었더라도, 근로계약은 살아 있습니다
첫 번째 방어선보다 무거운 논리가 따로 있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몇십 원이 모자랐다고 칩시다. 그러면 세무서 말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계약’이 없어지는 걸까요?
근로기준법은 그렇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15조 — 법 기준에 못 미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이고, 무효가 된 부분은 법이 정한 기준을 따른다.
-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 약정은 무효이며, 그 부분은 최저임금액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
근로기준법은 자기를 위반한 계약을 통째로 죽이는 법이 아니라, 미달한 조건만 강제로 끌어올려 살려내는 법입니다. 최저임금법의 ‘본다’는 법률상 간주 규정이어서, 법적으로는 ‘최저임금 미달 근로계약’이라는 상태 자체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도 개별 법령에 일부무효 규정이 있으면 그에 따라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6다38161).
세법 쪽에서도 근거가 나왔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은 상시근로자에서 제외되는 사람을 여섯 가지로 한정해 열거하는데(1년 미만 계약자, 단시간근로자, 임원, 최대주주와 배우자, 친족, 원천징수·4대보험 납부가 확인되지 않는 자), 최저임금 미달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최저임금이라는 단어는 상시근로자 자격이 아니라, 그다음 단계인 가중치 산정(0.75명 요건)에서만 등장합니다. 입법자가 최저임금을 자격 요건으로 삼으려 했다면 그 자리에 적었을 겁니다.
심판관 회의 당일 — A4 몇 장으로 정리한 계단
심판청구 뒤 조세심판원의 사전열람 자료를 받아 처분청 의견을 확인하고 보충의견을 냈습니다. 그리고 심판관 회의 당일, 저희는 위 법령과 판례를 한 장의 체계도로 정리한 배포자료를 심판관들께 드렸습니다.

근로기준법 제3조(최저기준 선언) → 제15조(그 부분만 무효, 법정 기준으로 보충) →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최저임금액으로 자동 보충) → 근로계약은 유효하게 존속 → 상시근로자에 해당.

심판관이 회의 자리에서 바로 따라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을 만드는 것. 심판청구에서 대리인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이것입니다.
결정 — 인용, 거부처분 취소
2026년 4월, 조세심판원은 청구를 인용하고 세무서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을 취소했습니다(조심2025소OOOO). 결정문의 판단은 저희의 두 방어선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의 상시근로자 규정에는 최저임금 준수 여부에 관한 사항이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 단시간근로자라 하더라도 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이상이면 상시근로자로 본다.
- 근로계약서, 고용현황, 보수총액 신고내역, 원천징수 자료, 4대보험 가입내역·완납증명서 등에 비추어 이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시근로자로 보인다.
- 청구인이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벌칙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급여 지급 현황을 보더라도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주위적 청구가 받아들여져 예비적 청구(단시간근로자로라도 인정해 달라는 주장)는 심리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심판청구는 2019년분을 대상으로 했지만, 같은 쟁점이 걸린 2020년분과 2021년분도 최종적으로 모두 인용되어 3개 연도 환급 약 2억 4,800만 원 전액이 확정됐습니다.
진행 타임라인 — 경정청구부터 결정까지 약 10개월
| 시점 | 내용 |
|---|---|
| 2025년 6월 | 2019~2021년 귀속 종합소득세 경정청구 (고용증대·사회보험료 세액공제) |
| 2025년 8월 | 세무서 거부처분 — “11명 최저임금 미달, 상시근로자 아님” |
| 2025년 9월 | 조세심판원 심판청구 제기 |
| 이후 | 심판자료 사전열람, 보충의견 제출 |
| 심판관 회의 당일 | 법령·판례 체계도 배포자료 제출 |
| 2026년 4월 | 인용 결정 —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 |
| 이후 | 2020년분·2021년분도 전부 인용, 3개 연도 환급 확정 |
이 사례가 남긴 것 — 고용증대 세액공제, 신청 전에 이것부터
- 근로계약서의 소정근로시간이 실제와 같은지 확인하세요. 표준 서식을 쓰다 남은 ‘주 40시간’ 한 줄이 공제 전체를 흔들 수 있습니다.
- 최저임금 검증은 사업장의 실제 소정근로시간으로 해야 합니다. 209시간은 주 40시간 사업장의 숫자일 뿐, 모든 사업장의 숫자가 아닙니다.
- 급여 이체내역, 4대보험 완납증명, 원천징수 자료는 공제의 증거입니다. 신고가 끝났어도 버리지 마세요.
- 거부처분은 끝이 아닙니다.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심판청구를 할 수 있고, 법리가 준비돼 있으면 뒤집힙니다.
- 고용을 늘렸는데 공제를 받지 않은 사업장이라면, 경정청구는 법정신고기한부터 5년 안에 가능합니다.
본 글은 실제 진행 사례를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세액공제 적용 여부와 금액은 사업장의 고용 형태·근로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사안은 세무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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